천안하수처리장 발주 무렵 대행사 설립
시청 담당자, 당시 타 부서에 있어 모른다
1969억짜리 시설 30년 관리 부실 우려

[천안=뉴스세상] 이지웅 기자=천안시가 신방동 소재 천안하수처리장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설 관리와 운영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진 신생 업체가 시공사와 함께 컨소시엄 업체로 참여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지역 여론은 당시 공무원 간 모종의 커넥션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 담당 부서 공무원은 “시공사가 전권을 갖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고 환경공단에 의뢰한 사한으로 당시 타 부서에 있어 그때 업무에 관해 모른다"는 입장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공익 목적의 사업을 발주할 경우 참여업체의 시공 능력과 재정 상황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시공 과정에서 어떠한 불상사도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적격 여부를 심사해 대상자를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시설 운영관리 업체는 지자체가 시설을 30년 동안 위탁 운영해야 하는 만큼 운영관리 능력을 중시해 실적이 없는 업체가 건설사와 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 해도 사업제안서 심의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발견되면 패널티 등을 적용해 다른 업체로 교체를 요구하거나 아예 시공사 참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관행이다. 

그러나 천안시는 천안하수처리장 시설공사 우선 사업대상자로 (가칭) 천안ㅇㅇ이로주식회사의 대표회사인 H 건설을 지정하면서 H 건설과 컨소시엄 방식으로 참여한 A 업체에 대한 시설 운영관리 실적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관련 업계에 나돌고 있는데도 지난 2019년 12월 H 건설과 당시 시장 권한대행인 구만섭 부시장이 실시협약을 체결했던 것이다.

이 사업은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1969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오는 2025년까지 완공한 후 30년 동안 천안시에 등록된 관리대행 업체에 위탁관리 하기 때문에 이 분야 업계에서는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일컬어지면서 업체마다 전방위적 로비를 자행하면서까지 사업을 따내기 위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천안시에는 지난 4월 기준, 5개 업체가 공공하수도 관리대행 업체로 등록돼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 업체가 20~30년 이상 운영경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반해 H 건설에 참여한 A 업체는 지난 2015년~2016년 경에 설립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신생 업체여서 운영관리 능력이 타 업체에 비해 현저한 차이가 예상되는데도 A 업체가 H 건설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천안 공공하수처리장 운영관리업체로 선정된 배경을 놓고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하루 처리용량이 24만㎥/일에 달하는 방대한 시설을 운영, 관리해야 하는데 사실상 실적이 전무한 업체에게 맡기는 것은 천안시가 큰 모험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에 따른 리스크 발생은 천안시청이 감당해야 하는데다 피해 또한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A 업체가 H 건설에 참여하게 된 배경과 천안시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A 업체의 운영관리 실적 등을 면밀하게 분석했는지 여부도 명쾌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보는 항간에 떠돌고 있는 ‘A 업체의 실적 전무’라는 소문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A 업체에 수차에 걸쳐 전화를 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아 실적 보유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한편, 공공하수처리시설은 천안시뿐 아니라 대부분 자치단체에서 기피시설이라는 거부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시설 공사와 함께 남는 유휴부지를 활용해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체육시설을 조성해 개방하기 때문에 시설 운영관리업체와 주민들 간 우호적인 협조 관계를 운영관리 실적 못지않게 비중을 높게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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